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죽는 원인이 뭔지 아시나요?
추락(떨어짐)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잠정)」에 따르면, 전체 사고사망자 589명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떨어짐(추락), 227명(38.5%) 이었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76명(46.9%) 으로 압도적 1위였습니다.
건설현장 = 추락, 이 공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2025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잠정)」를 보면,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2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명(3.4%) 증가했고, 공사기간이 짧고 안전관리가 취약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증가폭이 집중됐습니다.
※ 이하 통계는 각 공표 자료의 잠정결과 기준이며, 확정 시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2월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합동으로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 대책' 을 발표하고, 매년 10% 이상 추락 사망사고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글은 현장 관리자와 안전담당자가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내용만 담았습니다.
건설현장 추락재해 예방은 '설치 → 점검 → 교육' 3단계가 전부다.
법은 이미 다 정해놨고, 현장이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의 문제다.
1. 법이 뭐라고 하는가 — 추락 관련 핵심 조항 정리

추락 예방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그 하위 규칙에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모른다고 면책되지 않습니다.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는 기계·기구, 추락, 붕괴, 화재 등 유해·위험요인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제38조는 추락만 다루는 조항이 아닙니다. 건설현장의 모든 유해·위험에 대한 포괄적 안전조치 의무를 규정한 조항입니다.
추락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은 아래 하위 규칙에서 정합니다.
② 안전보건규칙 제42조 (추락의 방지) — 핵심 조치 방법
법은 추락 위험 장소에서 사업주가 취해야 할 안전조치의 방법과 기준을 규정합니다. 위험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시설 설치가 핵심이며, 시설 설치가 어려운 경우에만 보호구(안전대)로 보완하는 구조입니다.
| 조치 방법 | 적용 조건 |
| 작업발판 설치 (비계 조립 등) | 추락·넘어짐 위험 장소의 기본 조치 |
| 추락방호망 설치 | 작업발판 설치가 곤란한 경우 |
| 안전대 착용 + 부착설비 설치 | 방호망도 설치가 곤란한 경우 |
| 이동식 사다리 사용 | 위 조치가 모두 불가한 경우, 별도 안전기준 준수 |
시설 설치 없이 안전대만 지급하는 것은 법적으로 충분한 조치가 아닐 수 있습니다.
위험 제거 중심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추락방호망 설치 기준 (2항)
- 작업면으로부터 망의 설치 지점까지 수직거리 10m 이하
- 망의 처짐은 짧은 변 길이의 12% 이상
- 건축물 바깥쪽 설치 시 벽면으로부터 3m 이상 내민 길이
이동식 사다리 사용 요건 (4항, 2024. 6. 28. 신설)
이동식 사다리는 작업발판·방호망 설치가 모두 곤란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됩니다. 사용 시 다음 조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 3개 이상의 버팀대를 갖추고 지면에서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는 구조
- 평탄하고 견고하며 미끄럽지 않은 바닥에 설치
- 견고한 시설물에 연결 고정 또는 아웃트리거(전도방지 지지대) 설치
고정 없이 사다리를 세워두고 작업하는 행위는 이 조항 위반입니다.
사다리 사용 가능한 구체적인 높이 기준은 안전보건공단(KOSHA) 기술지침(KOSHA GUIDE A-G-4-2025)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③ 안전보건규칙 제43조 (개구부 방호 조치)
바닥, 슬래브, 계단, 작업발판의 구멍(개구부) 은 별도 규정이 적용됩니다.
- 추락 위험 개구부 →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호망, 덮개 중 하나 이상 설치
- 덮개는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
- 개구부임을 알 수 있도록 표시
슬래브 개구부를 합판 한 장으로 덮어두고 끝? 고정되지 않은 덮개는 조치 이행으로 볼 수 없습니다.
④ 안전보건규칙 제13조 (안전난간 설치 기준)
안전난간은 규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 구분 | 기준 |
| 상부 난간대 높이 | 바닥면에서 90cm 이상 |
| 중간 난간대 | 상부 난간대와 바닥의 중간에 설치 |
| 발끝막이판 높이 | 10cm 이상 |
| 구조 강도 |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일정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구조 |
높이 90cm 미만 난간, 발끝막이판 없는 난간 → 노동부 감독 적발 1순위입니다.
⑤ 안전보건규칙 제44조 (안전대 부착설비)
- 높이 2m 이상 추락 위험 장소에서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반드시 설치해야 함
안전대는 독립적인 보호수단이 아닙니다.
부착설비(로프, 고리 등)와 함께 사용할 때만 유효한 보호조치입니다. 안전대를 지급했다고 의무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2. 추락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작업 5가지
통계와 사례를 분석하면 반복되는 위험 패턴이 있습니다.
1) 비계 위 작업
비계는 건설현장의 고소작업 대부분을 담당합니다.
높이 2m 이상 비계에 작업발판 미설치, 안전난간 미설치가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 핵심 점검 사항
- 발판 폭 40cm 이상, 발판 틈 3cm 이하
- 추락 위험 구간 안전난간 설치
- 비계 조립·해체 시 작업지휘자 지정
2) 개구부 추락
슬래브, 계단 개구부, 맨홀 등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덮개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다른 작업 중 실족 패턴이 많습니다.
※ 핵심 점검 사항
- 개구부 덮개 잠금 또는 고정 여부
- 개구부 표시(노란 테이프, 경고표지 등)
- 작업 중 개구부 개방 시 안전대 착용 의무화
3) 지붕·옥상 작업
경사 지붕, 채광창, 슬레이트 지붕 작업은 특히 위험합니다. 슬레이트는 하중을 견디지 못해 그냥 빠져버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 핵심 점검 사항
- 지붕 위 작업 시 추락방호망 또는 안전대(부착설비 포함) 반드시 사용
- 경사면에 미끄럼 방지 발판 설치
- 채광창 위 보행 금지, 우회 통로 확보
4) 사다리 작업
이동식 사다리 사용 중 추락이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2024년 6월 안전보건규칙 개정으로 이동식 사다리 요건이 강화됐습니다.
※ 핵심 점검 사항
- 안전기준에 적합한 높이·조건에서만 사용
- 바닥에 고정(시설물에 연결) 또는 아웃트리거 설치
- 사다리 최상부 디딤대 사용 금지
5) 철골 조립·해체 작업
철골 위 작업은 발판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합니다. 한순간의 실수가 수십 미터 아래로 이어집니다.
※ 핵심 점검 사항
- 철골 위 이동 시 안전대 부착설비(로프 등) 필수
- 작업 전 안전대 체결 여부 확인
- 철골 끝단, 접합부 등 추락 위험지점 별도 표시
3. 현장에서 바로 쓰는 추락재해 예방 체크리스트

노동부 감독이 와서 가장 먼저 보는 항목들입니다. 작업 시작 전 이 목록 하나만 확인해도 절반은 막을 수 있습니다.
🔲 작업 전 점검 (매일)
[작업발판 · 비계]
☐ 높이 2m 이상 비계에 작업발판이 설치되어 있는가?
☐ 발판 폭 40cm 이상, 틈 3cm 이하인가?
☐ 작업발판 주위에 안전난간(상부 90cm 이상)이 설치되어 있는가?
☐ 발끝막이판(10cm 이상)이 설치되어 있는가?
☐ 비계 연결부, 지지대가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가?
[개구부]
☐ 모든 개구부에 덮개 또는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는가?
☐ 덮개가 고정되어 있는가? (뒤집힘·떨어짐 방지)
☐ 개구부 표시(경고표지, 테이프 등)가 되어 있는가?
[안전대]
☐ 안전대 착용이 필요한 작업자에게 안전대가 지급되었는가?
☐ 안전대를 걸 수 있는 부착설비(로프, 고리 등)가 설치되어 있는가?
☐ 안전대 훅이 정상 작동하는가?
[이동식 사다리]
☐ 사다리가 미끄럽지 않은 바닥에 설치되어 있는가?
☐ 사다리가 시설물에 고정되어 있거나 아웃트리거가 설치되어 있는가?
☐ 안전기준에 적합한 높이·조건에서 사용되고 있는가?
🔲 작업 중 수시 점검
☐ 비계 이동 또는 해체 중에 발판·난간을 임의 제거하지 않는가?
☐ 개구부 덮개를 열어둔 채 이탈하지 않는가?
☐ 안전대를 착용하고 부착설비에 체결한 상태로 작업하는가?
☐ 강풍·강우 등 기상 악화 시 고소작업을 즉시 중단하는가?
🔲 주간 정기 점검
☐ 비계 전체 구조 이상 유무 육안 점검 실시
☐ 추락방호망 손상·이탈 여부 확인
☐ 안전대·안전대 부착설비 마모·손상 여부 확인
☐ 작업발판 부재 교체 필요 여부 확인
☐ 점검 결과 기록·보존
4. 소규모 현장 사업주가 꼭 알아야 할 정부 지원
2025년부터 소규모 건설현장을 위한 지원이 크게 늘었습니다.
안전시설을 갖추려면 돈이 드는데, 이걸 몰라서 안 받으면 손해입니다.
1) 소규모 특화 안전일터 조성지원 사업
대상 (2025년 기준)
- 공사금액 50억 미만 지붕·태양광 공사 현장
-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공장·축사·창고 사업장
지원 내용
- 지붕 영구형 추락방지 시스템
- 추락방호망
- 타워형 안전작업대, 고소작업대
- 채광창 안전덮개 등 안전시설 설치 비용
지원 한도 (2025년 기준)
- 건설현장: 현장당 최대 3,000만 원, 연간 최대 9,000만 원
- 공장·축사·창고: 사업주당 최대 3,000만 원
지원 대상 및 금액은 연도별로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신청 전 반드시 안전보건공단 또는 고용노동부 최신 공고를 확인하세요.
신청은 안전보건공단 각 지역본부에 문의하세요.
2) 안전한 일터 지킴이 제도 (2025년 신설)
2025년 2월부터 안전보건 전문가(퇴직자·노사단체 전문가) 1,000명이 소규모 사업장을 상시 순찰하는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대상: 50억 미만 건설현장, 50인 미만 고위험 제조업 등 활동: 추락 위험요인 점검, 안전시설 지원사업 안내 등
지킴이가 찾아오면 "귀찮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점검 결과를 토대로 재정지원까지 연계해줍니다.
5. Q&A — 현장에서 자주 묻는 질문
Q. 안전난간 없이 안전대만 착용시키면 법 위반인가요?
A.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원칙적으로는 충분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안전보건규칙 제42조는 작업발판·방호망 등 시설 설치가 기본이며, 안전대는 그 설치가 곤란한 경우의 보완 수단입니다. 다만 철골, 지붕 등 구조상 난간이나 방호망 설치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에서는, 안전대 부착설비를 갖추고 안전대를 착용시키는 것으로 의무 이행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불명확한 경우는 관할 고용노동청이나 안전보건공단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동식 사다리는 어느 높이까지 사용할 수 있나요?
A. 법령에 특정 높이 수치가 직접 명시된 것은 아닙니다. 안전보건규칙 제42조 4항은 작업발판·방호망 설치가 모두 곤란한 경우에 한해 이동식 사다리 사용을 허용하면서, 고정·전도방지 등 구체적인 안전요건을 규정합니다. 사용 가능한 높이 등 세부 기준은 **안전보건공단 기술지침(KOSHA GUIDE A-G-4-2025)**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안전관리자가 없는 소규모 현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는 현장이라도 추락 예방 조치 의무는 동일합니다. 사업주(현장소장)가 직접 체크리스트를 운용하고, 필요시 안전보건공단의 무료 기술지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추락재해 예방의 핵심 3원칙
1. 설치 — 법이 요구하는 안전시설을 규격에 맞게 설치한다
2. 점검 — 매일 작업 전, 작업 중, 주 1회 정기점검을 빠짐없이 실시한다
3. 교육 — 작업자가 안전대를 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추락재해는 설마가 아니라 반드시가 일어납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사람을 잃게 만듭니다.
한 명의 사망사고가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법적 처벌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사 중단, 수사, 민사소송, 입찰 제한까지 이어집니다.
지금 당장 현장 체크리스트부터 시작하세요. 오늘 5분이 사람 목숨을 지킵니다.
출처 및 참고 자료
- 고용노동부,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잠정결과」, 2025. 3.
- 고용노동부, 「2025년 3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잠정결과」, 2025. 11.
-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 대책」, 2025. 2.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시행 2026. 3. 2.] 제13조, 제42조~제44조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8호, 「추락재해방지표준안전작업지침」
- 안전보건공단, KOSHA GUIDE A-G-4-2025, 「이동식 사다리의 사용에 관한 기술지원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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